배달 앱, 네이버 플레이스와 구글맵 등 외식업 경영자들이 신경 써서 고객을 응대해야 하는 채널은 온라인 안에도 무수히 많이 존재한다. 하루 종일 식당을 운영하고 문을 닫은 후에야 겨우 들여다볼 수 있는 댓글 창들. 여기에 악플이라도 하나 달려있으면 짜증과 스트레스, 부담감이 잔뜩 밀려온다. A.I. 전문가들이 만든 ‘댓글몽’은 여러 플랫폼의 댓글을 한 번에 관리·대응할 수 있는 서비스로, 외식업 현장의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툴이다.
글 김준성 기자 사진 이경섭 실장
피자헛, 원할머니보쌈족발 등 2만여 개 고객사 확보
2023년 12월 설립된 A.I. 스타트업 기업 ‘르몽’은 현재 댓글몽·푸디몽·배움몽 등의 A.I. 에이전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와 LG유플러스 펀드, 더벤처스, AUM벤처스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았으며 지난해 매출 5억원, 올해 매출 15억원, 2026년엔 5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는 신생 기업이다.
르몽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외식업 현장에 도움 되는 A.I. 기술을 개발·응용해 빠르게 상용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단순히 컴퓨터 프로그래밍이나 마케팅으로 승부하는 기업이 아니라 대기업 소프트웨어 전문가들이 모여 ‘진짜 A.I. 서비스’를 구현해 내고 있는 것. 르몽을 이끌고 있는 김보형·이희용 공동대표는 컴퓨터공학·컴퓨터정보통신공학을 전공했으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솔루션개발실, 신한금융지주 디지털전략팀, 삼성SDS IT부문 전략마케팅실 경력을 지니고 있다. 뿐만 아니라 르몽의 A.I. 연구소장과 CPO 역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메모리사업부 소프트웨어 개발팀, 삼성전자 VD 서비스 기획 등 A.I.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부문에서의 강력한 맨파워를 갖추고 있다. 르몽은 이 같은 전문가 풀을 통해 독보적 기술력과 노하우를 하나씩 선보이고 있는 중이다.
르몽의 ‘댓글몽’은 온라인 플랫폼 리뷰와 댓글을 통합 분석·관리해주는 서비스로 롯데리아, 피자헛, 원할머니보쌈족발, 본아이에프, 봉피양, 훌랄라참숯치킨 등의 브랜드들이 이용 중이며 올해 말까지 2만여 개 고객사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댓글 관리, 시간 부족과 스트레스까지 해결하는 서비스
김보형·이희용 공동대표가 외식업에 A.I. 서비스를 적용하고자 한 것은 현장의 열악한 환경을 직시하고 나서다. 새벽부터 밤까지 식재료 전처리와 음식 조리, 매장 및 직원 교육과 관리, 고객 응대, 온·오프라인 마케팅, 회계 등 전 분야를 혼자서 담당해야만 하는 식당 경영자들의 어려움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었다. 게다가 식당 경영자의 평균 연령 55.4세, ‘나 홀로 사장님’ 비율 76%, 월평균 솔루션 지출 비용 127만원 등으로 외식업 현장의 근무 환경은 열악한데 비해 A.I. 도입률은 1% 미만이라는 통계조사가 두 대표의 마음을 움직이게 했다.
김보형 대표는 “대부분의 외식업 대표들은 장사를 사업으로 키우고 싶어 했다. 하지만 사업 규모를 키우려면 그만큼의 인력이 투입돼야 하는데, 자본 없이는 쉽지 않다. 그래서 르몽이 A.I. 시스템을 통해 혼자서도 10개 사업체를 관리할 수 있도록, 장사를 사업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었다”며 르몽을 설립한 후 서비스를 개발하게 된 계기에 대해 설명했다.
외식업 현장 중에서도 가장 먼저 눈여겨본 부분은 바로 ‘댓글 관리’였다. 고객들은 댓글 리뷰를 보며 식당을 선택하고 친밀감을 쌓아가는데, 정작 외식업 경영자들은 댓글 관리할 시간이 부족했다. 밤늦게 식당 문을 닫고 나서야 겨우 댓글 관리를 하는 경우가 많았고, 글을 잘 써야 한다는 부담감 및 악플에 대한 피로감까지 겹쳐 외주 대행사에게 업무를 맡기는 사례가 허다했다. 그 모든 건 다시 비용 지출의 부담으로 되돌아왔다. 식당 경영의 작은 부분이라고 할 수 있지만, 식당 매출 및 이미지엔 큰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요소였다. 르몽의 대표 서비스인 댓글몽은 이 모든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개발·출시됐다.
‘댓글몽’ 통한 프랜차이즈 매출 증가율 22%
댓글몽은 배달 앱, 네이버 플레이스, 구글맵 등에 등록되는 고객 리뷰를 하나로 통합해서 확인하고 대응할 수 있는 서비스다. 불만 리뷰가 올라오는 즉시 카톡 알림이 오는 것은 물론, 고객 리뷰 추천 및 분석, 모든 플랫폼의 댓글 수정과 등록, 더 나아가 고객 주문 주기에 맞춘 주문 유도와 마케팅 댓글까지 자동 등록할 수가 있다. 뿐만 아니라 ‘20대 여성’, ‘40대 남성’ 등 온라인 안에서의 페르소나와 말투까지 설정한 고객 응대가 가능하다.
이희용 대표는 “최근, 댓글 관리 서비스가 많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기존의 온라인 마케팅 기술을 응용 및 적용하는 것에만 그치는 경우가 많고, A.I. 기술을 개발·적용한 사례는 그리 많지 않다. ‘앞으로도 르몽과 같은 기업은 나오기 어렵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한다. 대부분의 A.I. 전문가들은 대기업 또는 더 큰 규모의 산업군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 부분이 바로 르몽의 차별화 경쟁력이자 가능성이라 판단하고 있다”며 외식업 전문 A.I. 기업으로서 르몽이 지닌 강점에 대해 설명했다.
르몽은 지난해 100여 개의 중소기업 대상으로 서비스를 무상 제공했고 1년간의 이용률과 실제 재무 지표, 매출 현황까지 체크한 바 있다. 그 결과 개별 점포의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증가율은 16.5%, 프랜차이즈 본사의 매출 증가율은 22%로 나타났다. 즉 댓글몽 서비스를 통한 고객 커뮤니케이션 및 마케팅 효과가 매출로도 이어지고 있음을 숫자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각각의 플랫폼에 로그인한 후 댓글 작업을 했던 기존 작업 관리 시간은 월평균 480분인데 반해 댓글몽을 활용한 원클릭 관리 시간은 월평균 60분으로, 온라인 플랫폼 관리에 소요되는 시간 또한 1/8로 단축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댓글몽 서비스는 5개 플랫폼까지 연동되며, 소상공인을 위한 1개 플랫폼 연동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600만 소상공인들을 위한 슈퍼 앱 목표
현재 댓글몽은 ‘댓글몽 Biz’ 서비스를 출시하며 프랜차이즈 본사 중심으로 회원 수를 늘려가고 있다. 이 서비스는 전체 가맹점의 고객 소통을 모니터링할 수 있으며 ‘리뷰 등록 고객 대상의 마케팅 메시지 발송’, ‘메뉴별 고객 리뷰 분석’, ‘각 채널·매장·지역 담당자별 조회’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피자헛·롯데리아·본아이에프·원할머니보쌈족발 등의 브랜드들이 사용 중이고 본사와 공동으로 제휴 서비스를 출시해 가맹점 가입을 유도하고 있기도 하다.
이 대표는 “메뉴 가격 선정, 마케팅, 콘텐츠 제작, 트렌드 파악, 식자재 구입과 상권 분석 등 A.I.로 효율화시킬 수 있는 부분을 하나씩 찾아가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80만 외식업 경영자, 600만 소상공인들을 위한 슈퍼 앱을 만들 것이다. 그 전에 우선, 댓글몽의 다음 단계는 마케팅 분야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A.I.를 활용한 마케팅 및 콘텐츠 제작의 효율화에 집중하고 있다. 내년 중에는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해 출시할 예정이다”며 르몽의 향후 계획을 전했다. 또 김 대표는 “‘르몽 없이는 뭘 할 수가 없네’라는 말을 듣고 싶다. A.I.를 활용해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는 동시에 고객의 꿈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게 르몽의 비전이기 때문이다. 그 비전을 만들어나가는 단계를 하나하나씩 밟고 있다”며 르몽이 가고자 하는 지향점에 대해 여러 번 강조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귀찮아하고 하기 싫어하는 것들, 그 부분을 간편하게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게 바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시작’이다. 르몽은 지금 그 변화의 초입에서 방향을 잡아나가며 시장을 주도할 준비를 마쳤다.

